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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 성석제

Judo man 2016. 5. 22. 08:03

어린 시절 밥상을 덮던 식탁보는 모자이크처럼

여러 가지 색깔의 천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식탁보를 들추면 밥과 반찬이 다양한 재료, 시간과 조리방식을 품은 채

 한자리에 모여 있곤 했다.

그걸 나눠먹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했다. 

밥을 잘 먹고 난 뒤 소화를 시키려고 그러는지 식구들끼리 서로를 가리키며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그 손가락질과 놀림이 돌림노래처럼 

돌고 돌다 나를 향하고 기정사실로 굳어질 듯한 순간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그거 재미있겠네, 지금보다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이질적인 요소들이 시간과 우연, 고통과 기쁨의 실과 바늘에 엮여 모자이크와 같은 삶을 이루는 소설을 생각해온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또 그런 삶이 여럿 모여 하나의 모자이크를 이룬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들을 가족으로 묶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선택이었다.